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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걸 하지 않을 책임이 있는 선배다”

이후 제작발표회 중 사회자가 정영주에게 “정말 실례지만 제가 감히 뮤지컬 노래 한 소절을”이라며 정영주에게 노래를 부탁하려 했다. 정영주가 뮤지컬 디바인 만큼, 그 나름대로는 노래를 통해 분위기를 더욱 돋우기 위한 요청이었을 것.

되돌아온 정영주의 답은 의외였다. “실례예요”라고 단호히 말한 정영주. 이어 “왜 그러냐면, 제가 그렇게 해서 노래를 하게 되면 다른 배우들도 이런 자리에서 계속 노래를 해야 한다”며 “저는 그걸 하지 않을 책임이 있는 선배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뮤지컬배우면 다 노래해야 하나? ‘오배우’ 정영주의 멋있는 ‘거절’ [MD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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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나는 그래도 비교적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나름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고민해보기도 하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도 얘기해주고 그런 포지션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스스로는 조금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항상 그런 틈바구니에 나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목받는 걸 내심 좋아라 하기에 어떤 다른 의도가 깔려있기도 했던 것 같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면 좋겠지만, 꼭 내가 이만큼 공감도 잘한다 하는 어떤 이미지를 얻고 싶다고 해야하나. 그런 의미로는 좀 불순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러다보니 두 가지가 서로 상충할 때가 있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더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부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동물을 대하게 되는데, 얘들은 기본적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데다가 우리와는 다른 생명체다 보니 나의 저런 이유로 인해 고양이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교감을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고양이들의 마음을 얻는 게 참 어렵더라. 기-승-전-팔불출 아내자랑으로 맺어지게 되는데, 고양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은 역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나같이 겉으로만 흉내내는 사람은 닿을 수 없는 경지랄까. 특히 더 섬세한 둘째 고양이 우리집 막내 후추에게 마음을 얻는 걸 보면 대단하고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부러움을 느낀다는 것도 내 의도의 불순함을 반증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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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순식간에 쪘다고 생각하겠지만, 찌는 것도 빠지는 것과 똑같이 야금야금 시나브로 쪄왔겠지. TV를 보는 시간에 누워 있으면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더만, 보면서 제자리 걸음이라도 하면 그렇게 시간이 안가더라. 항상 그런 식이다. 무엇이든. 필라테스를 하는 한 시간은 그렇게 길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땀 흘린 후 돌이켜보면 보람차게도 시간이 흘러갔다. 그럴 땐 또 짧았던 거서 같다. 다시금 느껴보는 시간의 밀도.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지만 생활의 해체는 너무나도 달콤한 과정이라 쥐도새도 모르게 찾아왔더라. 무엇이든, 아니 잃어버린 모든 것을 조각조각 다시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짧게 보지 말자. 충분한 시간과 여유.

누군가가 당신에게 마음을 쓸 때는, 그들이 당신을 시험할 때이다. 그들이 당신에게 마음을 쓰지 않을 때는, 그들이 당신을 무시할 때이다. 그때가 바로 당신이 걱정해야 할 때이다.

When somebody cares about you, that’s when they challenge you. When they don’t care about you, they ignore you. That’s when you should worry.

파우 가솔 (Pau Gasol), Sports Illustrated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경쟁을 낳는다. 잘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결국 자존감 결핍으로 인한 집단 의존증은 집단의 뒤에 숨은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쉽게 결합한다. 한 개인으로는 위축되어 있으면서도 익명의 가면을 쓰면 뻔뻔스러워지고 무리를 지으면 잔혹해진다.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소시지 야채볶음

인생의 파업과도 같은 이 시기에 존경해 마지 않는 몇몇 인생의 선배님들께서 해주신 이야기에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앞으로 살아가는 것도 계속 그러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소리인가 그냥 하는 위로의 말은 아닌가 싶었지만, 오늘 이 스타벅스의 창가 쪽 바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다가 문득 다시 떠오른 생각이었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든다는 것은 비슷한 상황이 단순히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이전에 겪어본 상황과 마음이기에 낯섦이 적어지고 당황이 줄어들고 익숙함이 늘어나고 대처가 덜 힘들어지고 힘을 더 뺄 수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처음 소시지 야채볶음을 할 땐 몰랐다. 재료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불을 올려놓으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불에 올려놓은 다음엔 다음 재료를 손질하면 된다. 처음 올렸던 마늘을 조금 태웠지만 다음 번에는 더 주의 깊게 볶아서 태우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어쩌면 overcooked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오늘의 우울을 조금 덜어주었다.

사람이 없다. 소설가 조정래 선생이 그랬다. “사랑하는 아내가 원고지 한 장 대신 써줄 수 없고, 사랑하는 아들도 마침표조차 대신 찍어줄 수 없는 게 글쓰기.”라고.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 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유시민, <나의 한국현대사>

우주먼지

우주먼지 – 청하

모든 게 다 얼어버렸죠
찬바람이 지나간 곳
난 숨이 차 높은 언덕길과
들숨만 있었던 날들

그대를 알지 못했더라면
그대를 스쳐지났더라면

In your hand 그 손을 잡지 않았더라면
삶은 치이고 다툼
짙은 어둠 속에 사는
우주먼지일 거야 우주먼지였을 거야
내 곁에 그대가 없었더라면

당신 품을 벗어나 세상 밖은 한 걸음도
걷지 못하고 방황
믿지 못했던 사랑
난 길을 잃었을 거야 눈 감고 찾았던 길도
당신이 아녔더라면 나는

지우고 싶었던 모든 순간
상처만 남았던 내 삶 속에

 In your hand 그 손을 잡지 않았더라면
삶은 치이고 다툼
짙은 어둠 속에 사는
우주먼지일 거야 우주먼지였을 거야
내 곁에 그대가 없었더라면

당신 품을 벗어나 세상 밖은 한 걸음도
걷지 못하고 방황
믿지 못했던 사랑
난 길을 잃었을 거야 눈 감고 찾았던 길도
당신이 아녔더라면

기억되고 싶어 나란 사람
기억하고 싶어 단 한 사람

In your eyes 그대의 눈을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안 나
좋은 것만 떠올라

그건 사랑일 거야 우린 운명이었을 거야
이렇게 우리가 만났으니까

별 가득한 하늘은 올려다보지 못하고
고갤 숙인 채 땅만
한숨만 내쉬다가
거울 속 나를 봤을 때 그대가 곁에 없다면
당신이 아녔더라면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