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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생활

이래저래 뭔가 모임이 만들어질 때마다 결국에는 어떤 사람은 자기가 남들보다 한가한 것도 아닌데 매번 사람들 모으는 거 같아서 빈정 상한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그냥 시간 될 때 삼삼오오 만나면 되지 뭐하러 그런 걸 강제하냐고 질린다고 하고.

누나 결혼 일주일 전에 함 들어오던 날 낮에 아빠 회사 친구가 결혼식 못 오신다고 축의금 전해줄 겸 집에 찾아 오셨는데, 잠시 앉아서 아빠랑 아빠 친구가 하셨던 얘기가 제법 흥미로웠다. 아빠 친구들끼리 모임을 하는데 그 모임 주도하는 사람들 싫다고. 그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대로만 움직인다고. 그래서 다음부터는 그냥 안갈란다는 식의 이야기를 나누시던데.

결국 그렇게 나이를 먹고 사회 경험을 쌓아도 사람 모이는 곳에서는 얼추 비슷한 얘기들이 삐져나오는가봐. 꼭 내 경험만 그런 것도 아니고. 듣다 보면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 중에서도 전자를 느꼈던 사람도 있고 후자를 느꼈던 사람도 있더라.

사실 사람 사이에서 고만고만한 일들은 좋은 게 뭔지 또 나쁜 게 뭔지 모르겠다. 그냥 다 거기서 거기고 이렇게 하면 이 말이 맞고 저렇게 하면 저 말이 맞고. 그렇게 대단하게 틀린 것도 없고 잘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냥 둘다 장단 맞출 줄 알면 그거로 된 거 같다. 그것 가지고 투닥거리는 꼴도 지치더라.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둘 중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면서도, 또 어떤 상황에서도 아쉽지 않을만한 태도를 유지하며 살려는 거 같다, 최근의 나는. 요즘 나의 대인관계를 이 말보다 더 잘 설명한 적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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