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t researcher

박사학위가 갖는 의미 중 하나를 “independent researcher”라고 말하는 것 같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하나의 연구를 제안하고 기획하고 수행하는 그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부터 열까지를 온전히 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는데.

학교 연구실에 있을때는 여기에 “홀로” 내지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방점을 찍었던 것 같다.

내가 학위를 받는 과정은 곧 내가 분야를 찾아서 어떤 의미있고 기여할 수 있는 문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고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을 내가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고 그래서 학위가 주는 의미는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KIST에 파견온 이후로는 여기에 하나가 덧붙여졌다. 박사학위가 곧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박사학위 소지가 전제되는 연구소의 선/책임연구원이나 학교의 교수는 곧 연구실을 가질 수 있는 = 아래에 학생이나 연구원을 둘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하는데.

이것도 “independent researcher”와 연관되는 것 같다. 내가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지만, 때로는 그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적 자원이 나 한명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으니.

이럴 때 이 연구를 함께 수행할 사람을 둘 수 있고, 결국 그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전제되었기 때문에, 이 사람을 지도하거나 이끌 수 있다는 걸로 이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연구의 일부를 분담하면서도 또 이 부분을 통해 저 사람에게는 경험을 제공하고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

학위과정의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마치 저널의 peer review 처럼.

그래서 박사학위 이후로는 연구의 일선에서 직접 뛰는 것과 연구를 이끄는 것 이 두 가지 일이 있는 것 같고, 학교에 있을 때는 사실 박사학위 이후의 연구에 대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인데, KIST에서는 연구의 최전선에서 뛰는 박사님들, 어떤 책임자의 위치로 올라가는 과정들, 학생을 두고 연구실을 만들고 그룹을 이끌고 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걸 경험하고 알게된 게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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