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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무엇인가를 계획적/규칙적으로 기록하고 남기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그럴 사람이 못 된다는 것도 알고 있고. 단지 트위터에는 너무 이야기가 쉽게 타임라인에 흘러가버려서. 트위터처럼 짤막한 글을 쓰는 데에는 충분히 익숙하니까. 길든 짧든 개중에 남겨두고 싶었던 걸 다른 곳에 모아보자는 심산이었다.

꽤나 잊고 살다가 그냥 가끔 한번씩 무얼 끄적이고. 또 한동안 잊고 사는 것의 반복이었다. 큰 애착도 없었다.

얼마 전부터 텀블러는 너무 트위터에 가까워서 다시 블로그로 회귀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텀블러가 나쁜 건 아닌데, 글이나 그림을 구분 지어서 모으는 데에는 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워드프레스를 건드려봤고. 대충 구성을 마치고 텀블러의 글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이 곳에 모인 글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계획적/규칙적으로 기록해볼 심산은 아니었다. 다시 돌아보니 역시나 아니었다. 근데 마치 지난 일년 남짓 혼란스러웠던 시간들 속에서 헨젤과 그레텔 마냥 놓은 돌멩이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딱히 길을 잃을까 무서워서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둔 건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나오는 타점 기록계처럼. 그때 그 시간들이 이따금 타자기처럼 종이에 활자를 때려 넣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텀블러는 어찌 될 지 모르겠다. 도메인을 텀블러에서 워드프레스로 옮겼고 .co.kr에서 .kr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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