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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ragment 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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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산책하면서 나의 단점과 한계점을 생각해봤다: 피해의식, 자기중심적 사고, 부족한 규칙성과 계획성, 문제회피, 타인에게 의존적.

as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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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거 같다. 가장 외로운 사람이 가장 친절하고 악랄하게 굴 줄 알고, 가장 많이 운 사람이 가장 밝게 웃는 얼굴로 자비가 없을 수 있으며, 가장 많이 상처받은 사람이 가장 현명하게 잔인할 줄 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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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영화’는 뭐랄까 ‘패키지 관광’ 같은 느낌이다. “자~ 여러분. 여기서 내립니다! 깃발 따라오세요~ 여기서 감동을 받으시면 됩니다~ 이쪽에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옵니다.”

asides

텀블러

무엇인가를 계획적/규칙적으로 기록하고 남기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그럴 사람이 못 된다는 것도 알고 있고. 단지 트위터에는 너무 이야기가 쉽게 타임라인에 흘러가버려서. 트위터처럼 짤막한 글을 쓰는 데에는 충분히 익숙하니까. 길든 짧든 개중에 남겨두고 싶었던 걸 다른 곳에 모아보자는 심산이었다.

꽤나 잊고 살다가 그냥 가끔 한번씩 무얼 끄적이고. 또 한동안 잊고 사는 것의 반복이었다. 큰 애착도 없었다.

얼마 전부터 텀블러는 너무 트위터에 가까워서 다시 블로그로 회귀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텀블러가 나쁜 건 아닌데, 글이나 그림을 구분 지어서 모으는 데에는 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이번 기회에 워드프레스를 건드려봤고. 대충 구성을 마치고 텀블러의 글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이 곳에 모인 글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계획적/규칙적으로 기록해볼 심산은 아니었다. 다시 돌아보니 역시나 아니었다. 근데 마치 지난 일년 남짓 혼란스러웠던 시간들 속에서 헨젤과 그레텔 마냥 놓은 돌멩이들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딱히 길을 잃을까 무서워서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둔 건 아니었는데. 고등학교 물리 시간에 나오는 타점 기록계처럼. 그때 그 시간들이 이따금 타자기처럼 종이에 활자를 때려 넣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텀블러는 어찌 될 지 모르겠다. 도메인을 텀블러에서 워드프레스로 옮겼고 .co.kr에서 .kr로 갈아탔다.

art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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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침묵은 기회일까
내 기댈까
또 그냥 나만의 생각일까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나
나서볼까
괜히 또 나서는 건 아닐까

공드리, 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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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살다 보면 꼭 한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 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 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 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 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 보면 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상이든, 산중턱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만화가 이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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