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하기만 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설레기도 하고, 놀기도 해야지, 연애하는 것처럼.
collecting fragments
체계는 어렵게 만들어 지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올 해 어느 무렵엔가 항상 좋아 보일 필요 없지 않냐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해서 그간 점점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꽁꽁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스멀스멀 트위터에 나오기 시작하고 이제는 좀 겉잡을 수 없는 건 아닌가 싶은데.
그동안 외면하고 피하고 숨기는데 익숙했던 그런 부정적인 것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어떻게든 다뤄보도록 노력해서 좀 더 아이 티를 벗고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에는.
아직도 어린 막내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생각도 행동도. 알면서도 고치기가 어렵고 두렵고. 스스로도 온전히 서있을 수 있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자.
나에게 스물 일곱이 주는 느낌은 이런 것들.
나는 즐거움을 자꾸 보여주고싶은 사람이고, 이쁘고 귀엽고 즐겁고 기분좋은 상태를 보이고 공유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야무지고 생각많고 성장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그 때 여행 다닐 적에는 그 기억이 두고두고 내 생각의 피서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었고, 그걸 알았더라면 조금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 사실 하루하루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닿았다. 어바웃 타임을 보고 상영관을 나올 때의 그 기분마냥.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정말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비슷한 한계 내지는 문제를 인식하게 되는데, 이걸 정말 문자 그대로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취할 수가 없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하루하루 생활하는데 있어서 참 좋지 않은 쪽이나 게으른 쪽으로는 쉽게 변하면서, 반대로 더 바람직하고 부지런한 쪽으로 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정말 부단한 노력과 엄청난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몸으로든 마음으로든.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한심하고 게을러졌나 싶다.
말이 가장 쉽고 행동이 가장 어렵다. 그 간극이 정말 어마어마해.